<프로필>
“어쩐지 일하러 온 기분인데...”
[외관]

반으로 나누어 단정하게 정리한 까만 커튼 같은 앞머리 사이로, 구름 낀 하늘에 뜬 달을 닮은 눈동자가 박혀 있다. 반쯤 감긴 눈매가 살포시 내려앉으며 그 안에서부터 퍼져 올라오는 빛은 반짝이지는 않아도 또렷한 눈빛을 만들어낸다. 꾸민 티 없는 얼굴임에도 촘촘히 자란 속눈썹 덕에 화려한 인상으로 보인다. 부드럽게 다문 입술은 그 끝이 곧잘 올라가곤 한다. 꽤나 서구적인 인상인데, 눈 색이 워낙 옅기 때문인 듯하다.
흰 셔츠 위에 세피아색 서스펜더와 슬리브 가터를 꼼꼼히 차고, 무릎까지 내려오는, 올리브색과 헤이즐 색이 섞인 얇은 롱코트를 어깨 위에 걸쳤다. 상의와 마찬가지로 하의와 구두, 왼쪽에 찬 손목시계도 꽤나 고급품으로 보인다. 구겨짐 없는 셔츠와 롱코트를 보면, 꼼꼼한 면은 여전한 듯하다.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은반지 대신 누군가와 나눠 낀 새로운 반지가 왼손에 자리하고 있다. 그간 꾸준히 끼고 다니던 장갑을 벗은 것으로 보아 일부러라도 보여주고 싶은 것인지. 다만 왼손이 아주 약간 울퉁불퉁한데, 화상 치료는 했으나 시기가 늦은 후유증인 듯하다.
그리고, 새로 산 듯한 카키색 바이올린 케이스가 눈에 띈다. 따로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게 아쉬웠던 듯하다. 장소가 장소인지라 연주하기는 쉽지 않겠으나, 방 안에서는 종종 연주 소리가 흘러나올 테다.
운동을 꾸준히 한 덕에 마른 몸이라는 느낌은 사라졌다. 곧은 자세 덕에 원래 키보다도 더 커 보이는데, 집중할 때면 구부정해지는 습관은 여전하다. 큰 덩치를 의자에 구겨 넣고 인상을 잔뜩 찌푸린 모습이 참 안 어울린다고. 의지가 깃든 얼굴은 더 이상 무력하지 않다. 특히나 아는 이에게는-직장동료를 제외하고- 금방 미소를 짓는 얼굴을 보면, 다른 사람인가 싶을 정도. 다양한 표정이 이제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혹자는 놀랐을 때 그대로 굳어버리는 모습이 참 웃기다더라.
[이름]
진민준 / Jin Minjun
[나이]
30세
[키/몸무게]
186cm / 79kg
[해피랜드에서 담당 캐스트]
연기자
[성격]
인내심이 강한 / 솔직한 / 독립적인
타인에게 의지만 하며 살아가려는 마음은 사그라든 지 오래다. 타인의 부탁을 들어주기 이전에 자신을 위하는 방법을 습득했으며,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최대한 실천하려고 노력 중이다. 운동은 물론이고 식사부터 잠까지 안 챙기는 게 없다. 요즘은 늦어도 1시면 잠들고 7시면 일어난다나. 덕분에 금방 무너질 것 같았던 자세나 태도가 단단한 기반을 잡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히려 일에 파묻히려고 하던 버릇도 나아지는 중이라는 듯하다.
상대방의 태도를 무조건적으로 참아주는 것이 아니라 소통을 하게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제 의견도 피력하게 되었다. 인내심이 강한 성격은 천성인지라 충돌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대화할 수 있는 면을 만들어주었다. 그만큼 여유가 생긴 덕에 곧잘 웃곤 하는데, 아는 이들 곁에 있으면 더욱 그렇다.
문제가 생기면 그 이후에라도 불필요한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힘쓴다. 그 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누군가를 붙잡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거절당할 수 있다고 해도, 그 거절 자체에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이별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주변을 바라보기로 마음먹었다. 스스로 족쇄를 풀었으니 앞으로의 길 또한 자신이 다듬어야겠지.
[특이사항]
- 목소리
가라앉았던 낮은 목소리가 비교적 밝은 톤으로 돌아왔다.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는 듣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 준다.
- 가족관계
아버지가 사망한 뒤 진서숙의 성을 따르기로 했다. 그를 어머니라고 부르며, 자주 교류하며 지내고 있다.
해피랜드를 탈출한 뒤 최민호를 형처럼 따르고 있다. 마찬가지로 연락을 자주 하며 가끔 그에게서 반찬을 받아오기도 한다.
- 도한결. 인생의 0순위.
해피랜드에서 탈출한 직후부터 쭉 그를 신경 썼다. 병원에서도 바로 옆 침대를 쓰고 일정을 챙기는 등, 그가 자신을 의지하기를 바랐고 또한 자신의 곁에 그가 있어주길 바랐다. 퇴원 날짜까지 맞춰가며 챙겼고, 새 건물로 이사를 하며 옆집을 그에게 내주었다. 서로의 집에 밥 먹듯이 다니길 한 달, 굳이 집을 나눈 채 지낼 이유가 없다는 핑계로 집을 합쳤다. 그 뒤로 시간이 조금 더 지난 후,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쯤부터 사귀기 시작했다. 커플링은 호텔에 오기 전 기념 삼아 맞춘 것. 은근히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없잖아 있다.
집을 합친 뒤 한결 덕분에 수면시간 조절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고, 요리도 직접 하기 시작한 모양이다. 일상에 녹아들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니, 믿기지 않는다는 듯 행복한 얼굴을 하기도 한다. 그가 선물로 줬던 화분은 아직도 침실에 있다. 오기 전에 물을 듬뿍 주고 왔으니 당분간은 걱정 없을 거라고.
이번 호텔에서도 같은 객실을 배정받았다!
- 인간관계
서예원과는 진서숙의 집을 방문하며 자주 본 덕에, 이제 사촌동생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그만큼 친숙해졌는지 가끔은 앞에서 대놓고 편하게 늘어져 있기도 한다. 왠지 모르게 볼 때마다 뭔가를 먹이고 싶어 지는 탓에 서숙의 집에 찾아갈 때면 손에 무언가 들려 있는 빈도가 높아졌다.
이따금씩 그가 세상사를 물어보면, 자신이 아는 것들 중 쓸 만한 것을 골라 말해주곤 한다. 어째서 자신에게 그런 것을 묻는지 되물어본 적은 없다. 그저 그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이리와는 한마디로 소송 메이트(...).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해피랜드와 관련된 소송을 진행시켰다. 마침 같은 건물에 살고 있어 연락하기가 조금 더 편했다고.
이한빛과는 대학생 시절부터 알던 사이였기 때문에 직장동료가 아니게 된 지금은 조금 편하게 대하기로 했다. 거기에 대학교 동아리에서처럼 다시 영화 메이트가 되었는데, 어떤 영화든 종류를 불문하고 이전에 봤던 것까지 모두 섭렵해가는 중이다. 게다가 민준이 전보다 말수가 늘어, 감상을 얘기할 때면 자연스럽게 토론하는 것처럼 흘러가는 게 꽤나 즐겁다. 한빛이 이번에 가져온다는 영화가 무엇일지 굉장히 기대하는 중이다.
한연후와는 여전히 연락을 유지하며, 친구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 자연스럽게 편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 쓰는 듯하다.
미리내, 아니 도화사와는 소송으로 해피랜드를 몇 번 방문하며 얼굴을 마주했다. 함께 나오지 못한 그를 걱정하면서도, 행복해 보이는 모습에 한편으로는 그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은 상태다. 그러나 고집스럽게 '밀 씨'라는 호칭으로 그를 부르는 중이다. 인간이었던 시절의 그를 아직은 놓을 수가 없는지.
안 마리엘르와는 얼굴을 볼 때마다 운동을 하는 사이가 되었다. 해피랜드에 갈 때마다 착실히 말랑해지는 몸에 그가 운동을 제안한 것이 시작이다. 만나지 않는 날에도 꾸준히 하지만, 안과 운동할 때면 특히나 더 열심히 달리곤 한다.
다시금 그곳으로 돌아가겠다던 안을 걱정했으나 시간이 지나도 멀쩡히 다니는 모습을 보고는 안심한 게 최근이라고.
- 취미
바이올린을 꾸준히 연습하고 있으며, 새로이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주말 위주로 하던 것을 요즘은 평일에도 저녁거리를 사러 마트에 들르곤 한다. 이외에는 운동에도 재미를 들였는데, 아직 달리는 속도는 느리긴 해도 비교적 힘을 잘 쓸 수 있게 되었다.
새로 산 바이올린은 자신에게 맞춰 주문 제작한 것이다. 덕분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짧게 들었고, 전보다 더 능숙하게 연주할 수 있는 모양이다. 나무 케이스는 여전히 무겁다. 휘둘러 맞히면 사람 하나 골로 보낼 정도라는 살벌한 농담을 가끔, 아주 가끔 한다. 실행할 생각은 물론 없다.
- 특기
이 또한 바이올린. 속해 있는 오케스트라 내에서도 잘하는 축에 속한다.
- 혈액형
Rh+O형
- 생일
1992년 11월 7일.
전갈자리.
탄생화는 메리골드. 꽃말은 이별의 슬픔.
탄생석은 피트 엠버. 의미는 큰 사랑, 포용.
- 말투
하십시오체와 해요체를 섞어 쓴다. 나이가 적든 많든, 반말을 허락받지 않았다면 존대를 쓰지만 아주 가까운 이들에게는 이따금씩 저도 모르게 반말이 튀어나오곤 한다.
- 좋아하는 것
자신의 연인, 가족, 바이올린, 맛있는 음식, 사랑하는 이들과 보내는 행복한 시간... 요즘은 좋아하는 것이 하도 많이 생겨 고르기 어려운 듯하다.
- 싫어하는 것
여전히 담배를 싫어한다. 호텔에서 근무를 할 때도, 과장을 보태서 흡연구역 쪽은 보지도 않는다.
- 습관, 버릇
1. 초조해지면 손톱 대신 제 왼손을 강하게 틀어잡는다.
2. 멍하니 있거나, 생각에 잠기면 잔뜩 구겨져 앉은 채로 반지를 만지작거리곤 한다.
- 국적
한국. 가끔 외국인으로 오해를 받을 만한 얼굴이다.
- 직업
해피랜드에서 탈출한 뒤 얼마간 쉬다가, 다시 호텔리어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 덕에 중국어에 특히 능하다. 영어와 일본어도 기본적인 회화가 가능하다.
- 양손잡이. 오른손을 쓰는 비중을 늘렸다.
- 글씨체는 차분하고 정갈하여 졸린 상태에서 봐도 알아보기 쉽다. 어딘가에 메모를 할 때도 날림으로 쓰지 않고 항상 줄을 맞춰 쓰곤 한다.
[소지품]
- 바이올린 케이스. 5kg 정도 된다. 겉으로 보이는 나무 케이스는 새로 산 것인 듯 흠집 하나 없다. 안에는 바이올린과 바이올린용 소모품이 몇 가지 들어 있다.
- 손수건
- 지갑. 안에는 5만 원권 지폐 몇 장과 카드 몇 개가 들어 있다. 카드들은 대부분 한도제한이 없는 것.
- 이외에 갈아입을 옷들. 외출복, 객실 내부에서 입을 옷, 속옷 등등...
[스탯]
근력 [4] | 정신력 [4] | 지능 [5] | 민첩 [1] | 행운 [1]
[스킬]
[ 콘센티멘토 ] - 관객으로 초대한 이들에게 심신을 안정시키는 연주를 들려준다. 10분가량 꿈 하나 없이 푹 잠들게 되며, 잠깐이나마 쉰 효과로 체력이 회복된다. 전체 기간 중 총 세 번, 하루에 한 번씩, 한 번에 최대 세 명, 한 명당 체력 최대 30을 회복시킨다.
<비공개>
[비밀 설정]
* 아동학대, 자해 묘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대한 간결하게 표현하려 노력했으나 주의 바랍니다. 이전 신청서에 기재되어 있던 부분은 기울임 꼴로 적어둡니다.
- 과거
그는 보육원에서 자라왔다. 보육원은 아이들을 최선을 다해 돌봤고 그곳에 있던 모두가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다. 평생 함께하자며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서로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깊은 사이였다. 그 덕에, 어린 시절의 사진을 보면 그는 지금보다도 더 활발한 아이였던 것으로 보인다. 사진마다 친구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브이자를 그리고 있는 얼굴은 보는 사람마저 행복하게 만드니까. 그 시절에 찍은 사진 중에는 폐장 전의 해피랜드를 배경으로 한 것도 있더란다.
그는 다 자란 뒤에는 멋진 호텔 지배인이 되어 친구들을 무료로 묵게 해 주겠노라 약속을 하고 다녔다. 아이들의 눈에 그가 얼마나 멋있어 보였겠는가. 나이가 많은 편이던 그는 아이들의 보호자 격이기도 했다. 기껏해야 1~2살 차이였지만 아이들은 그런 이유만으로도 대장 역할을 맡으려고 들지 않던가.
그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후원할 아이를 찾고 있던 노인이 민준을 입양하겠다며 보육원을 찾아왔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있고 싶어 가기를 망설였지만 자신과 함께 간다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부족함 없이 먹이고 입히고 재워주겠다는 말에, 미처 친구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할 새도 없이 노인을 따라나섰다. 그러나 민준에 대한 사랑보다도 그의 '성능'을 중시했던 노인은 그를 데려가자마자 따스한 침대보다도 앞으로 공부해야 할 산더미 같은 책들을 보여주었다. 그나마 바이올린으로 숨통을 틀 수 있었다지만 그는 노인의 아래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노인의 요구를 전부 들어주면서, 점차 메말라갔다.
노인이 그에게 족쇄처럼 채운 것이 바로 반지였다. 안쪽에 노인의 이니셜인 'R'이 음각되어 있는 반지는 민준이 노인의 소유라는 표시이기도 했다. 노인은 그 시절 한창 잘 나가던 사업가로, 은퇴 후에는 쌓인 돈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다 아이를 데려오기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육아에는 일가견이 없고 시간을 쏟을 생각도 없으니 적당히 나이가 찬, 좋은 성적을 내어온 아이를 선별하여 데려온 것이 바로 민준이었다. 밤낮 구분 없이 굴려대니 어린아이의 마음이 남아나겠는가. 간신히 버티고 버티다 옛 친구들을 보고 와야겠다며, 그러지 않으면 당장 모든 것을 때려치우겠다고 선전 포고한 날은, 그가 15살이었을 때였다.
하지만 그것도 도착하자마자 놓을 수밖에 없었다. 보통은 훈훈한 재회로 마무리되겠지만 이곳의 아이들은 갑자기 사라져 버린 그가 부잣집으로 입양을 갔다는 소식에 큰 배신감을 느꼈으며, 그가 없는 동안 같이 지내며 나누었던 모든 말들이 거짓이라고 생각하여 오해를 덧붙여갔다.
차를 타고 도착한 보육원에 발을 들이자마자 받았던 수많은 시기와 실망의 눈초리를 그는 여태껏 잊을 수가 없다. 가장 친했던 친구는 반가운 기색도 없이, 도련님이 이런 곳에는 왜 왔어? 인상을 찌푸릴 뿐이었다. 그는 보육원 친구들을 위해 떠난 데다 힘든 순간도 억지로 버텨냈는데, 오히려 그 선택이 소중한 이들에게는 실망을 안겨주었다고 하니 충격을 적잖게 받았다. 아무리 의지가 충분해도 한계는 있는 법이다.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는 법인데 아직 어렸던 그는 모르는 사실이었기에. 그는 하지 못하기보다 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며, 물러나는 행동 또한 자신감보다는 외면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 바이올린
교양을 겸하여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귀찮았으나 차츰 능숙해지며 살아가는 데 있어서 바이올린 연주가 유일한 탈출구가 되었다. 유일하게 스스로의 의지로 시간을 들여가며 연습한 것이니 당연할 수밖에. 살면서 가장 기뻤던 기억이라면 22살에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 가입했던 날이다. 현재 18년째 연주를 하고 있다. 오케스트라 모임은 매주 월, 금, 일요일에 있으며, 그 외의 날에는 종종 시간이 되는 사람끼리 만나 연습하곤 한다.
- 성격
과거의 일로 제가 쌓아온 모든 것들을 부질없다고 느끼기 시작하면서, 무엇이든 쉽게 놓아버리게 되었다. 특히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큰 기대를 갖지도 않는다. 자신의 미래에 대하여도. 목숨이 위태로워진다면 생존본능으로 움직이겠지만. 그리하여 그는 제자리에 고여 썩어 들어가는 사람이다. 망부석처럼 자신의 친구들이 돌아와 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 또한 알고 있는데도, 그저 인정하기 싫어 고집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 노인
약 20년 전 은퇴한 사업가로 민준의 생활에 있어 부족함 없는 지원을 해주었지만, 정서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였다. 그가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노인은 여전했으나, 그는 더 이상 스스로의 판단으로 행동을 하기에는 두려움이 컸기 때문에 노인의 말을 거스르지 않고 따르기 시작했다. 적어도 책임이 자신에게 돌아오지는 않겠지, 사람들의 실망을 떠안을 일도 없겠지, 생각하며. 노인은 자신이 고심하여 고른 아이였기 때문에 그가 순탄하게 좋은 길을 걸을 수 있었으리라 여기고 있다. 심지어 그조차도. 그가 노력하여 얻어낸 것들이 있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점차 심해지는 노인의 압박 때문인지 꽤나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의 정신도 온전할 수가 없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커터칼을 들고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고 있던 어느 날 밤, 그는 마지막으로 제 목숨을 지키기 위해 노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보기로 했다. 친구들에게 버림을 받고도 그토록 되고 싶어 했던 호텔 지배인의 길을 버리고, 숙식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다가 포착한 것이 바로 해피랜드의 캐스트 모집 공고다.
- 신체적 특징
오른쪽 손목에 세로로 옅은 흉터가 남아 있다. 웬만하면 오른쪽 소매를 걷거나 반팔을 입지 않는 이유.
- 해피랜드 이후에는,
족쇄(반지)를 버렸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성씨를 바꾸면서는 더 이상 제자리에서 썩지 않기로 결심했다. 물론 지금은 죽은 아버지를 다시 보게 되면 동요하겠으나, 현재는 사람들과 함께 살며 건강한 관계를 맺고,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며 그 언제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그러나 아직은 과거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동일시하지 못하고 있고, 꼭 다른 사람을 보는 듯한 태도를 갖고 있다. 극복해냈다고는 하지만 다시금 그 시간을 돌아보는 일은 아직 두려운 듯하다.
[비밀 소지품]
-
[비연기자 폭주 시 폭주 스킬]
-
비공개 설문
<다음은 어느 날 온 익명의 설문조사입니다. 캐릭터에 맞게, 혹은 캐릭터가 가장 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Q1. 당신의 기억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억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 지금 이 순간입니다. 아주 오래 전의 기억보다도, 소중한 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미소 지을 수 있었던 요 몇 달 간의 기억으로 제 자신이 꽤 단단해진 것이 느껴집니다. 좋은 징조겠죠. 이걸 구구절절 여기에 쓰고 있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오는 기억은 참 오랜만입니다. 행복하군요. 저 자신을 믿을 수 있는 삶이라는 게.
Q2. 당신이 가장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무엇입니까?
- 1번의 답에서 이어져, 이 나날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아무 일 없이 각자의 생활을 찾아가며 평화롭게 지내고 있는 지금을 망치는 것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행복에 중독되는 것만 같습니다. 이러다 안주하면 안 될 텐데 말이에요. 아니, 이제는 괜찮을까요. 마음 놓고 웃어도 되는 거겠죠.
Q3. 당신의 기억중 가장 끔찍한 기억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 별 일을 다 겪었지만 역시 옛날의 친구들이 등을 돌린 일입니다. 제가 사랑하던 이들이 제 말을 믿어주지 않고, 절 경멸하게 된다는 상황이 참 괴로웠습니다. 사실, 해피랜드에는 평생 눌러앉으려고 들어간 것이라 아주 끔찍하다기엔 애매합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찾을 수 없기를 바랐거든요. 오히려 그곳에서 제 사람들을 만났으니 행운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Q4. 만약 호텔에 갔을 때, 이건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것이 있습니까?
- 손님이 아니라 직원으로서의 입장입니다만, 직원 휴게실이 제대로 갖춰져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웬만한 호텔에는 편의시설이 부족함 없이 갖춰져 있으니... 다른 호텔에 방문할 때도 직원 휴게실이 잘 되어 있으면 이미지가 꽤나 좋아집니다. 제 기준에서는요. ...저만 그렇습니까? 이거 필수 항목인가...?
Q5. 마지막으로, 당신이 절대로 겪고 싶지 않은 것들은 어떤 것들입니까?
- 제가 사랑하는 이들을 잃는 것입니다. 또 그들이 제게서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더 이상 아버지는 두렵지 않습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든 곧이곧대로 듣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과거의 저와 지금의 저는 다르니까요. 어차피 세상을 뜨기도 했고. 하지만 친구들이 제게서 등을 돌린다면, 혹은 그들을 잃는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붙잡으려는 노력은 해보겠죠. 잃지 않도록 제 영혼이라도 긁어내어 지켜보려고 할 겁니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두렵군요. 그런 경험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달갑지 않습니다.
이상으로 설문조사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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